혈당이 높으면 잇몸병이 왜 빨리 진행할까요?
잇몸병(치주염)은 치아와 잇몸 사이에 쌓인 세균막에 몸이 염증으로 반응하다가 치아를 받치는 잇몸뼈까지 녹는 병입니다. 세균막의 양이 같아도 혈당이 높은 사람의 잇몸에서는 염증이 더 세게, 더 오래 이어집니다. 2012년 Diabetologia에 실린 종설(Preshaw 등)은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치주염 위험을 당뇨가 없는 사람의 약 3배로 정리했습니다.
원인은 세 가지로 설명됩니다. 첫째, 세균을 처리하는 백혈구인 호중구의 기능이 떨어집니다. 세균 쪽으로 이동하는 능력, 세균을 삼키는 능력, 죽이는 능력이 모두 약해집니다. 둘째, 높은 혈당이 오래 이어지면 단백질에 당이 달라붙은 최종당화산물이 잇몸 조직에 쌓입니다. 이 물질이 세포의 수용체에 붙으면 인터루킨-1베타, 종양괴사인자 알파, 인터루킨-6 같은 염증 물질이 더 많이 만들어집니다. 셋째, 최종당화산물은 뼈가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을 방해해서 녹은 잇몸뼈가 회복될 기회를 줄입니다.
위험은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수록 커집니다. 같은 종설이 인용한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당화혈색소가 9%를 넘는 성인에게 중증 치주염이 있을 가능성이 당뇨가 없는 사람의 2.9배(교차비)였습니다. 유럽치주학회 S3 진료지침(Sanz 등, 2020)은 흡연과 당뇨를 치주염의 두 가지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고, 현행 치주염 분류가 진행 등급을 매길 때 이 둘을 반영한다고 밝힙니다.
국내 자료도 결과가 같습니다. 2012~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9,977명을 분석한 연구(Hong 등, 2016)에서 치주염 유병률은 공복혈당이 90 mg/dL 미만인 사람이 16.7%, 당뇨병 범위인 126 mg/dL 이상인 사람이 46.7%였습니다. 나이, 흡연, 소득, 허리둘레 같은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당뇨병 범위에서는 치주염이 있을 가능성이 1.42배였고, 당뇨병 진단 기준에 못 미치는 111~125 mg/dL 구간에서도 1.33배였습니다. 잇몸은 당뇨 전 단계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잇몸 염증은 거꾸로 혈당을 어떻게 올릴까요?
치주염이 있는 잇몸 속에는 낫지 않는 염증이 몇 달, 몇 년씩 남아 있습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종양괴사인자 알파와 인터루킨-6이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지고, 세포 안에서 인슐린 신호가 전달되는 과정을 방해합니다(Preshaw 등, 2012). 인슐린이 나와도 잘 듣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고, 혈당 조절이 그만큼 어려워집니다.
유럽치주학회(EFP)와 국제당뇨병연맹(IDF)이 함께 낸 2018년 합의 보고(Sanz 등)는 근거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2형 당뇨병 환자를 추적한 코호트 연구 3편에서 치주염이 있는 사람의 당화혈색소는 7.4%, 없는 사람은 7.0%였습니다. 당뇨가 없는 사람도 치주염이 있으면 당화혈색소가 평균 0.29%p 높았습니다. 미국, 일본, 대만에서 모두 77,716명을 추적한 연구 6편에서는 치주염이 있는 사람에게 당뇨 전 단계나 당뇨병이 새로 생길 위험이 1.29배였습니다.
합병증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같은 보고는 치주염이 함께 있는 당뇨 환자에게서 망막병증, 신장 합병증, 심혈관 합병증이 더 많이 관찰되었다고 정리했습니다. 다만 이것은 관찰 연구에서 나온 연관성입니다. 보고서는 잇몸치료로 낮춘 당화혈색소가 오래 유지된다면 합병증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았고, 그것이 직접 확인되었다고 쓰지는 않았습니다.
잇몸치료를 받으면 당화혈색소가 얼마나 내려갈까요?
2022년 코크란 체계적 문헌고찰(Simpson 등)이 가장 큰 근거입니다. 치주염이 있는 당뇨 환자 3,249명을 무작위로 나눈 임상시험 35편을 모았고, 그중 30편 2,443명의 결과를 합쳤더니 잇몸 속 치석을 제거한 쪽의 당화혈색소가 3~4개월 뒤 평균 0.43%p 낮았습니다(95% 신뢰구간 0.28~0.59). 6개월 뒤에는 0.30%p, 12개월 뒤에는 0.50%p 차이였습니다. 저자들은 근거의 확실성을 중등도로 평가했고, 7.43%이던 수치가 7%로 내려가는 정도라고 풀이했습니다.
12개월 결과는 영국에서 진행한 무작위 시험(D'Aiuto 등,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2018)에서 나왔습니다. 2형 당뇨병과 중등도 이상 치주염이 함께 있는 264명을 두 군으로 나눴고, 시작할 때 당화혈색소는 두 군 모두 평균 8.1%였습니다. 한쪽은 잇몸 속 치석 제거와 필요한 경우 치주수술, 3개월마다 유지관리를 받았고, 다른 쪽은 같은 시점에 잇몸 위 스케일링과 연마만 받았습니다. 12개월 뒤 당화혈색소는 7.8%와 8.3%였고, 보정한 차이는 0.6%p였습니다.
어떤 치료가 이 차이를 만들었는지를 봐야 합니다. 코크란 고찰의 대조군은 아무 치료도 받지 않았거나 칫솔질 교육과 잇몸 위 스케일링 정도만 받은 사람들이었고, 영국 시험의 대조군은 잇몸 위 스케일링을 받았습니다. 당화혈색소를 낮춘 것은 치주낭 안쪽 뿌리 표면의 치석과 세균막까지 제거한 치료였습니다. 치주염이 있는 당뇨 환자가 스케일링에서 멈추면 이 효과를 얻지 못합니다.
크기를 과장할 필요도, 무시할 필요도 없습니다. 2018년 합의 보고는 이 정도 감소가 당뇨약을 하나 더 추가했을 때 흔히 얻는 폭과 비슷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다고 잇몸치료가 당뇨약, 식사 조절, 운동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근거는 대부분 2형 당뇨병에서 나왔고 1형 당뇨병은 연구가 부족합니다. 잇몸치료에 항생제를 더해도 당화혈색소가 추가로 내려가지는 않았습니다.
당뇨가 있는 사람의 잇몸치료는 무엇이 달라질까요?
치료 순서 자체는 같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치료 전에 확인하는 항목과 수술 시기입니다. 2018년 합의 보고는 치과가 당뇨병의 유형과 앓은 기간, 합병증, 당뇨약과 함께 먹는 약을 문진하고 최근 당화혈색소 결과를 확인하도록 권고합니다. 고덕퍼스트치과의원에서는 당뇨가 있는 환자의 첫 진료에서 최근 당화혈색소와 검사 날짜, 복용 약을 먼저 묻고, 치아마다 치주낭 깊이와 출혈 여부를 재서 기록한 뒤 방사선 사진으로 잇몸뼈 높이를 확인합니다.
잇몸 속 치석을 제거하는 비수술 치료는 혈당 조절 상태와 관계없이 미루지 않습니다. 합의 보고의 권고 그대로입니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사람에게서도 이 치료 뒤에 치주낭과 잇몸 염증 지표가 좋아졌습니다. 혈당부터 잡고 오라며 잇몸치료를 미루면 그동안 잇몸 염증이 혈당을 계속 밀어 올립니다.
치주수술과 임플란트 수술은 다릅니다. 합의 보고는 혈당이 받아들일 만한 수준으로 조절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 수술들이 적응증이 아니라고 했고, 잘 조절되는 사람은 수술 결과가 당뇨 없는 사람과 같다고 했습니다. 조절되지 않은 당뇨에서는 수술 뒤 감염 위험이 높고 상처가 늦게 아뭅니다. 인슐린이나 설폰요소제를 쓰는 사람은 시술 시각과 약 용량을 내과와 미리 상의해야 시술 중 저혈당을 피합니다.
잇몸이 갑자기 붓고 고름이 나는 급성 감염은 예외입니다. 이때는 혈당 수치와 관계없이 바로 처치합니다. 아래 표는 혈당 조절 상태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는지 정리한 것입니다. 이 글이 근거로 삼은 합의 보고와 미국치과의사협회 자료는 수술을 미루는 당화혈색소 숫자를 하나로 못 박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표에는 숫자 대신 조절 상태로 적었습니다.
표를 옆으로 밀면 나머지 열이 보입니다.
| 상태 | 잇몸 속 치석 제거(비수술) | 치주수술·임플란트 | 함께 챙길 것 |
|---|---|---|---|
| 혈당이 안정적으로 조절됨 | 일반 환자와 같은 순서로 진행 | 당뇨 없는 사람과 결과가 같음 | 3개월 간격 유지관리부터 시작 |
| 혈당 조절이 불충분함 | 미루지 않고 바로 시작 | 혈당이 안정될 때까지 보류 | 내과에 조절 상태 확인 |
| 인슐린·설폰요소제 사용 | 식사와 약 복용 확인 뒤 진행 | 시술 시각과 용량을 내과와 상의 | 진료실에 당분 준비 |
| 붓고 고름이 나는 급성 감염 | 조절 상태와 관계없이 바로 처치 | 염증을 가라앉힌 뒤 다시 판단 | 식사가 어려우면 약 조정 상의 |
유럽치주학회·국제당뇨병연맹 합의 보고(Sanz 등, 2018)와 미국치과의사협회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진료 당일 내원 시간과 저혈당 대비
당뇨가 있는 사람의 치과 진료에서 가장 먼저 대비하는 것은 저혈당입니다. 약은 평소대로 먹었는데 진료 시간에 맞추느라 식사를 거르거나 미루면 생깁니다. 미국치과의사협회(ADA) 자료는 당뇨 환자의 진료를 오전에 잡으라고 권합니다. 아침에는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높아 저혈당 위험이 낮기 때문입니다. 인슐린을 쓰는 사람은 인슐린이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시간과 진료가 겹치지 않게 합니다.
진료 전에는 평소대로 식사하고 약도 빠짐없이 먹습니다. 금식하고 올 이유가 없습니다. 치료 뒤에는 마취가 풀릴 때까지 식사가 늦어지고 잇몸이 불편해 평소보다 덜 먹게 됩니다. 약은 그대로인데 먹는 양이 줄면 저혈당이 옵니다. 그래서 치료 범위가 넓거나 수술을 하는 날은 식사와 약을 어떻게 맞출지 미리 정하고, 인슐린이나 설폰요소제를 쓰는 사람은 내과에 물어 용량을 확인합니다.
저혈당의 신호는 떨림, 식은땀, 두근거림, 어지러움, 갑작스러운 배고픔, 멍해지는 느낌입니다. 진료 의자에 누워 있다가 이런 느낌이 들면 참지 말고 바로 말해야 합니다. 혈당이 70 mg/dL 이하이면 포도당 정제나 주스 반 컵처럼 당질 15~20 g을 먹고 15분 뒤에 다시 잽니다. 70 mg/dL을 넘을 때까지 반복합니다. 자가혈당측정기를 쓰는 사람은 진료 날 가져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잴 수 있습니다.
치과에 알려야 할 정보, 그리고 내과 진료와 함께 가야 하는 이유
치과에 알릴 정보는 아래 표의 여섯 가지입니다. 당화혈색소는 수치와 함께 언제 잰 것인지를 알려야 합니다. 약은 당뇨약만이 아닙니다. 합의 보고는 당뇨 환자 대부분이 항혈전제, 혈압약, 고지혈증약을 함께 먹는다는 점을 짚고 이 약들까지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약 이름을 외우기 어려우면 약 봉투나 처방전을 가져오면 됩니다.
내과 진료와 함께 가야 하는 첫째 이유는 두 치료가 서로의 결과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잇몸 염증이 남아 있으면 혈당 조절이 어렵고, 혈당이 높으면 잇몸치료의 결과가 나빠집니다. 유럽치주학회 S3 진료지침은 치주염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당뇨 조절 개입을 함께 하라고 권고합니다. 내용은 환자 교육과 간단한 식사 상담, 그리고 혈당이 높은 환자를 혈당 조절을 위해 의뢰하는 것입니다.
둘째 이유는 시술의 안전입니다. 수술 전후로 당뇨약을 조정할지, 시술을 언제 할지는 내과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미국치과의사협회 자료는 내과가 검사 결과와 합병증 정보를 치과에 알려 주고, 수술 전후에 필요하면 약을 조정하도록 안내합니다. 환자가 최근 혈액검사 결과지를 치과에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이 연결이 시작됩니다.
셋째 이유는 한쪽 진료실에서 다른 쪽 병이 먼저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합의 보고는 당뇨병을 새로 진단받은 사람은 치주 검사를 받도록 의뢰하고, 치주염이 없더라도 해마다 잇몸 검진을 받게 하라고 내과에 권고합니다. 반대로 당뇨 진단은 없지만 위험 요인이 있는 치주염 환자에게는 치과가 내과 검사를 권합니다. 합의 보고가 인용한 미국 연구에서는 치과에서 한 선별검사로 당뇨 전 단계와 당뇨병을 찾아냈습니다.
| 알릴 정보 | 치과에서 쓰는 곳 |
|---|---|
| 당뇨병 유형과 진단받은 시기 | 잇몸병 위험과 검사 범위 판단 |
| 최근 당화혈색소 수치와 검사한 날짜 | 치주수술·임플란트 시기 결정 |
| 당뇨약 이름(인슐린, 설폰요소제 포함) | 저혈당 위험 평가와 내원 시간 조정 |
| 항혈전제·혈압약·고지혈증약 | 출혈 대비와 처방 약 선택 |
| 합병증(신장, 눈, 심혈관, 신경) | 치료 강도와 내과 협의 여부 판단 |
| 저혈당을 겪은 횟수와 그때 증상 | 진료 중 응급 상황 대비 |
약 봉투나 처방전, 최근 혈액검사 결과지를 가져오면 한 번에 확인됩니다.
고덕퍼스트치과의원은 당뇨가 있는 환자의 잇몸을 어떻게 치료할까요?
고덕퍼스트치과의원(평택 고덕동)은 고덕국제신도시 에듀타운의 평택시 고덕로 250 에듀스카이 4층에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인증 통합치의학과 전문의인 이동현 대표원장이 스케일링과 치주치료를 직접 하고, 같은 의사가 충치와 신경치료, 보철, 임플란트까지 이어서 봅니다. 대표원장은 치의학 석사이며 조선대학교 치과병원 외래교수입니다. 통합치의학과는 전신 상태를 포함해 환자 한 사람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치료 순서를 정하는 전문과목입니다. 혈당 상태가 치료 순서를 바꾸는 당뇨 환자의 잇몸치료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치료는 잇몸 위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에서 시작해 치주낭 안쪽 뿌리 표면의 치석과 세균막을 제거하는 치주치료로 이어집니다. 치주낭이 깊은 부위에는 미노사이클린 성분의 국소 항생제 연고인 페리오클린을 넣습니다. 유럽치주학회 S3 진료지침은 치주낭에 넣는 서방형 국소 항생제를 잇몸 속 치석 제거의 보조 수단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했고, 6~9개월까지는 치주낭이 조금 더 얕아졌지만 장기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정리했습니다. 페리오클린은 깊은 치주낭의 세균을 줄이는 보조 수단이며, 당화혈색소를 낮추는 것은 치석과 세균막을 제거하는 치료 자체입니다.
유지관리 간격도 달라집니다. S3 진료지침은 치주치료를 마친 뒤의 유지관리를 3개월에서 길어도 12개월 간격으로, 환자의 위험도에 맞춰 잡으라고 권고합니다. 당뇨는 위험도를 올리는 요인이므로 짧은 쪽에서 시작합니다. 앞에서 본 영국 시험도 유지관리를 3개월마다 했습니다. 당뇨가 있는 환자는 3개월 간격으로 시작하고, 치주낭과 출혈, 당화혈색소가 함께 안정되면 간격을 늘립니다. 평일은 오전 10시, 토요일은 오전 9시 30분에 진료를 시작하므로 아침 식사와 약 복용을 마친 뒤 오전에 치료받는 일정이 가능합니다.
발치와 임플란트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2017년 메타분석(Monje 등)에서 당뇨가 있는 사람은 임플란트 주변 잇몸뼈에 염증이 생기는 임플란트 주위염 위험이 당뇨가 없는 사람보다 약 50% 높았습니다. 미국치과의사협회 자료는 혈당이 잘 조절되는 사람의 임플란트는 안전하고 예측 가능하지만, 조절되지 않으면 뼈와 붙는 과정이 늦어지고 실패 위험이 커진다고 정리합니다. 그래서 순서는 잇몸치료와 같습니다. 혈당을 확인하고, 남은 치아의 잇몸 염증을 먼저 정리하고, 혈당이 안정된 시기에 수술하고, 짧은 간격으로 유지관리합니다. 잇몸을 치료한 의사가 3D CT로 수술을 계획하고 보철까지 맡기 때문에 혈당 기록과 잇몸 기록이 한 사람의 판단 안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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